1.
추석연휴를 마음껏 한심하게 보내는 중
하루종일 누워서 핸드폰 보고, 건강하지 않게 밥 먹기

귀요미 조카들은 건강하게 자라는 중이다.
장난감 양보 안 한다는 큰 조카를 보며 작은조카는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자기 엄마에게 안겨 큰 한숨을 쉬었다 ㅎㅎ
둘 다 너무 하찮고, 귀여워
내가 인생에서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하다고 느끼는 존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조카를 사랑하는 나. 정상인가요?

날 좋은 가을에 볕이 좋은 벤치에 앉아
이런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에 현타 옴
하지만, 너무 재밌는걸



가족들과 밥을 먹고, 친한 친구를 만나서 수다 떨고 맛있는 걸 먹으면서 푹 쉬는 연휴를 보냈다. 우연히 발견한 술집에서는 내가 앉은자리의 맞은편에 좋아하는 배우님이 지인분들과 술을 마시고 계셨다. 모르는 척하면서 힐끔힐끔 훔쳐보기. 생각지도 못한 소소한 행운들이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게 해 준다.


집에 있는 소주잔과 비슷해서 찍어두었던 것 같다. 올해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술을 많이 마셨던 것 같다. 그래서 위스키에 눈을 뜨기도 했었는데

명절이라고 위스키를 선물 받기도 했다. 해외여행 가면 면세점에서 술사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을까 하며 이해가 안 갔었는데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요.

또 처음으로 포켓볼을 쳐봤는데 재미있었다. 서른이 넘도록 하지 못한 게 많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는데 이 날도 그런 날이었다.
2.
엥갤지수 높은 1인가구는 열심히 먹습니다.



절약도 절약이지만, 건강을 위해서도 도시락을 챙겨 다녀야겠다고 생각합니다만.. 쉽지 않습니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는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체력이 계속 떨어지는 건 나이 때문일까 싶은 요즘-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라 러닝 하기 좋은데, 아무래도 집에서 개천가까지 거리가 있다 보니 러닝 하기 좋은 스폿 근처로 이사 가고 싶은 생각까지 드는 요즘이다. (얼마나 하겠다고)

사과에 올리브유 찹찹뿌려서 크러쉬드레드페퍼 후루룩 뿌려서 먹으면 을매나 맛있게요.


회사친구들이랑 맛있는 야채곱창 찾기 같은 걸 하고 있는데, 뿅 반했던 곱창집!

유행 다 지나서 마셔본 아사히맥주는 역시 맛있었다. 10년 전 엔화가 미친 듯이 오를 때 일본으로 세 달 배낭여행을 갔었는데.... 엔저인데 왜 여행을 못 가니........... 왜........ 왜!!!!!!!!!!!!!!

넥플릭스 휙휙 넘겨 보다가,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리플리를 보았다. 보는 내내 너무 긴장돼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웠구요.
쇼츠와 릴스, 재생속도 1.75배로 돌려서 보는 게 익숙해지다 보니 영화하나도 보기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로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일할 때도 집중 못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서 고민이다. 아무튼,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콘텐츠와 영화를 볼 수 있는 요즘을 마음껏 누려야지.
3.
단조로운 일상이 감사하다.

2023년은 잊지 못할 만큼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많았었고, 스스로의 한계에 많이 부딪히며 좌절도 많이 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뻔한 말들이 의심스러워 좌절하기도 했었다.

예의 없는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나고, 어떠한 순간엔 ' 내가 만만한 걸까' 라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그런 생각에 갇히면 벗어나기 힘들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찐하게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또 다 괜찮았다.
“우리 함께 많은것을 바라지 말고 그냥 당연한것도 새롭게 감탄하면서 감사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해인 수녀님
내가 좋아하는 겨울을 반갑게 맞이해야지.